[리포트]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소식, 사회부 배혜림 차장과 뉴스분석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배 차장, 키워드 소개해주시죠.
오늘의 키워드는 ‘구속영장 딜레마’입니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을 이미 기정사실화했습니다. 그런데 구속영장을 청구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을 앞두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언제쯤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겁니까?
3월 초에 소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는데요, 그런데 검찰이 최근 확보한 수사 단서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 가운데 금액이 커서 사안이 중대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는 사안들을 골라서 수사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이후 받은 돈을 정리한 문건에는 여러 사람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여기에서는 액수가 비교적 큰 이팔성 전 회장과, 대보그룹, 그리고 오늘 저희가 보도해드린 김소남 전 의원 정도를 수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 소환은 당초 계획보다 한 주 정도 늦은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2. 그렇다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인지가 가장 궁금한데요, 영장을 청구할 만한 사안은 되는 겁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할 뇌물 혐의의 규모, 측근들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보면,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합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17억5천만 원, 삼성이 대납한 다스 소송비 60억 원,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가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22억 5000만 원을 모두 합치면 100억 원이고요, 대선 경선 이후 관리된 자금과 공천 헌금까지 합치면 100억 원을 훌쩍 넘을 전망입니다.
김백준 전 기획관은 국정원 특활비 4억 원 수수의 방조범으로도 구속됐는데 주범으로 지목된 이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3. 그렇다면 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까?
검찰은 영장 청구에 무게를 두면서도 고민이 많습니다.
청와대 내부에는 불구속 수사 기류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구속할 경우 불어 닥칠 역풍 때문입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이 결집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건데요,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수사결과를 인정하는 입장을 발표한다면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계속 미뤄지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4. 그렇다면 이 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인지 궁금한데요,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달라진 입장을 밝힐 수 있을까요?
이 전 대통령의 참모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입장 발표는 검찰의 소환 통보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검찰 수사를 아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뇌물 혐의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는 겁니다.
이럴 경우 검찰은 다스를 이 전 대통령 소유로 결론내리고, 수백억 원 비자금 조성에 횡령과 탈세 혐의를 다스 투자금 140억 원 회수에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로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구속영장 청구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